기 · CHAPTER 05

가정폭력은 하나의 반의사불벌죄가 아닙니다

‘가정폭력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법률로 옮기려면 대상 범죄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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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자’는 주장을 법률로 옮기려면 대상 범죄를 구체화해야 합니다. 가정폭력은 배우자 등 가족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범죄를 묶는 개념입니다. 단순폭행·협박 등에는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지만, 상해 등 이미 피해자 의사만으로 처벌을 막을 수 없는 범죄도 있습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은 형사사건 외에 가정보호사건*이라는 절차도 마련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특례와, 형사처벌 자체가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보호처분*과 형벌은 같은 제도가 아닙니다.

개혁의 대상은 우선 ‘가정폭력에 해당하는 일정한 폭행·협박에 대해서는 형법상 반의사불벌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례입니다. 특별법의 한 문구를 삭제하는 것만으로 형법상의 소추* 제한까지 없어지는지 따져야 합니다.

또한 보호사건이 피해자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관계 회복이나 상담을 강조하는 처분이 모든 사건에 적절한 것은 아닙니다. 반복 폭력, 살해 협박, 강압적 통제와 접근금지 위반*은 별도로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정폭력 전체가 하나의 반의사불벌죄는 아닙니다. 가정폭력으로 발생한 일부 범죄에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되고, 그때 처벌불원*이 형사처벌을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 구분을 둔 채에도 피해자의 안전을 중심에 두고 제도를 바꿔야 합니다.

범죄별로 갈라서 보면 지도가 선명해집니다. 단순폭행과 협박은 반의사불벌 규정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입니다. 반면 상해·살인 등 중한 결과 범죄는 피해자의 의사만으로 처벌을 막을 수 없는 영역입니다. 같은 집에서 일어난 일이라도 어떤 죄명으로 다루어지는지에 따라 피해자 의사의 법적 힘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가정폭력의 반의사불벌죄를 폐지하자'는 구호는 입법 단계에서 '어느 조항의 어느 문구를 고칠 것인가'로 번역되어야 합니다.

가정폭력처벌법의 두 갈래도 구분합니다. 가정보호사건은 형사처벌이 아니라 보호처분을 내리는 절차이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이를 선택할 수 있는 특례가 있습니다. 그러나 보호사건으로 갔다고 해서 형사처벌의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호처분과 형벌은 목적도 효과도 다릅니다. 관계 회복이나 상담을 강조하는 처분이 반복 폭력이나 살해 협박, 강압적 통제와 접근금지 위반 사건에 적절한지는 따로 평가해야 합니다. 보호사건이 피해자 안전을 충분히 보장하는지 검토하는 일이 개혁의 한 축입니다.

개혁의 대상을 문장으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가정폭력에 해당하는 일정한 폭행·협박에 대해서는 형법상 반의사불벌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특례를 신설하는 것입니다. 특별법의 한 문구를 삭제하는 것만으로 형법상의 소추 제한까지 없어지는지, 경과 규정은 어떻게 둘 것인지, 보호사건과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를 함께 따져야 합니다. 한 문장을 고치는 일에도 앞뒤 조문이 따라옵니다.

이 장의 한 문장: 가정폭력은 하나의 죄가 아니라 여러 범죄의 묶음이므로 어느 조항을 고칠지 구체화해야 합니다.

여러 서류 뭉치 중 일부를 빨간 상자에 따로 분류하며 정리하는 주인공

참고자료